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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7 프푸·하이델·콜마·파리

8. 12 (토) : Au revoir, 파리

비 내리는 아침, 서울로 톡을 하고 짐을 꾸렸다. 숙소를 떠나 공항으로 출발하는 10시 20분, 다행히 비는 그쳤다.

숙소에서 공항까지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Chatelet Les Halles역에서 RER B를 타는 것이다.

환승 없이 35분이면 공항에 후딱 다다를 수 있다.

 

그런데 도착한 Chatelet Les Halles역이 매우 어수선하다.

파리 교통국 조끼를 착용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승객들에게 교통 안내를 하고 있다.

 

공항 가는 방법이 프랑스어로 적힌 작은 쪽지를 건네며 현재 공항 가는 RER선의 몇 개 역이 폐쇄되어 Chatelet Les Halles역에

RER B가 운행하지 않으니 RER D를 타고 생드니역까지 가서 정차해있는 버스를 타라고 한다.

그리고 Parc de Expositions에서 RER B로 갈아타고 공항까지 가라고 한다.

그러니까 RER를 타면 한 번에 갈 수 있는 공항을,  RER 타고 버스 타고 다시 RER 타고 가라, 무슨 일이지...

숙소에서부터 시간 여유를 두고 나왔기에 이런 방법으로 공항까지 가더라도 늦진 않을 듯했지만, 그래도 조바심이 나긴 했다.

 

파리 샤를드골 공항

우리처럼 캐리어를 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섞여 전쟁통 같이 복잡한 RER, 버스, 또  RER 타기를 반복했다.

남의 나라 떠나는 마지막 날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래. 마지막으로 탄 RER B3선은 3터미널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파리에서 프랑크푸르트 가는 루프트한자 항공기는 1터미널에서 출발하니 다시 셔틀트레인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1시간도 안 걸릴 거리를 2시간 걸려 도착한 체크인데스크, 그래도 늦지 않아 다행이었다.

 

항공권을 받았고 탑승구 앞에서 검색대를 통과했다.

게이트 앞 브리오슈도레에서 빵과 에비앙을 구입해 놀란 가슴을 채웠다. 파리, 이젠 정말 안녕이다.

 

파리발 프랑크푸르트행 기내

파리에서 제시각에 출발한 항공기는 프랑크푸르트에도 제시각에 도착했다.

모든 상황이 제시각에 진행되니 파리에서의 아찔한 소동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워지고 있다.

그런데 모니터에선 서울행 항공기의 출발이 변경되어 1시간 20분 지연되었다는 안내가 떠 있다.

 

프랑크푸르트발 서울행 기내

LH712 항공기의 88열은 그 구역의 맨 앞좌석이다.

좌석 앞 공간이 넓고, 앞 승객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일 없는 최고의 좌석이다.

88ABC 세 좌석 중 BC가 우리 좌석이었는데, 창가쪽 A에는 선글라스 쓰고 기내식을 두 개씩 먹는 재밌는 녀석이 앉아있다.

 

1시간 20분 지연 출발한 항공기는 1시간 10분 지연 도착했다.

8월 13일 일요일, 덥지 않은 대한민국 인천공항에 우린 발을 디뎠다.

늘 아쉬운 여행의 끝, 유럽 도시에 두고온 추억과 환희는 오래도록 내마음을 두드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