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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9 뮌헨·인스브루크·빈

7. 26 (금) 전 : 이 멋진 Augarten

오스트리아 국영방송 ORF

속이 부대껴 잠에서 깼다. 새벽 5시 반. 

한참동안 속을 달랜 후 7시, 세탁기를 돌렸다. 23일, 아파트에 도착한 직후 세탁을 한 지 사흘만이다.

그날 미니 빨래건조대엔 직원이 그전날쯤 빨아서 널어둔 대형수건 3개와 발 매트가 건조 완료 중이었다.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하면서 시청한, 오스트리아 국영방송 ORF에서 예보하는 오늘 잘츠부르크의 최고 기온은 35도,

빈의 최고 기온은 무려 36도다.

 

아우가르텐 입구

8시 반 기준 빈의 기온은 이미 25도를 넘고 있다. 

여름의 이른 아침 기온이 이러하다니. 2000년대 중후반 빈에 살 때의 여름은 선풍기조차 필요없는 기후였다.

인간이 자아낸 지구 온난화에 대한 벌은 모든 생명체에게 혹독한 고통을 던져주고 있다.

열린 창문으로 더운 바람이 밀려 들어오고 있다.

 

아우가르텐 Augarten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건조대에 널어두고 9시, 숙소를 나선다.

트램을 타고 다다른 Augarten엔 처음이다. 빈에 살 때도, 그 이후 여행 왔을 때도 와보지 않은 곳이다.

 

아우가르텐은 17세기 초에 황제의 사냥터였고, 17세기 중반에 이곳에 궁전을 짓고 정원을 조성했다.

1775년에는 시민들에게 공원을 개방했고 20세기 초에는 운동장과 수영장, 놀이터, 작업실 등을 건립했다고 한다.

1980년대부터 콘서트, 축제 등 문화 행사가 행해졌으며 현재 박물관, 전시실, 카페, 레스토랑 등의 시설도 있다.

 

아우가르텐 Augarten

빈 2구에 자리한 아우가르텐은 프라터 공원 서북쪽에 위치해 있다.

우린 트램으로 이동했지만 지하철 2호선(U2) Taborstraße역 바로 앞이다.

 

뜨거운 평일 오전, 인적 드문 아니, 인적은 없고 정성껏 가꾼 신록만이 무성한 공원을 천천히 걷는다.

영화 배경이 되기도 하고 이벤트가 있는 프라터는 수없이 많이 갔지만, 아우가르텐은 그저 녹지 공간이고 휴식 공간이라

그동안 눈길조차 주지 않았는데, 이런 조용하고 평화로운 공원이 좋아지는 걸 보니 우리도 세월을 오래 살아냈나 본다.

 

blog.daum.net/stelala 기억에대한예의
아우가르텐 Augarten

우리가 본 공원은 그 중 일부였으나 실제 아우가르텐은 54헥타르-16만여평-에 이르는 드넓은 공원이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오랫동안 푸르름을 즐긴다. 어느 새 강아지도 꼬리치며 놀러오고 유모차도 등장한다.

평온한 동네 공원이다. 근처 주민들에겐 정말 좋은 쉼터다. 

 

아우가르텐 Augarten

푸른 하늘 아래 저기 보이는 건물은 무얼까. 

꽃밭을 지나 소박한 건물로 향하던 중 그 옆 건물 앞에서 오스트리아 회원제 마트인 'METRO'의 트럭을 만났다.

빈에 살 때 노르웨이 통고등어-내장만 제거된, 정말 크고 맛있는-를 구입하러 자주 갔던 곳인데, 파란 바탕에 노란 글씨의

METRO 문구를 보니 친구를 다시 만난 듯 정말 반갑다.

 

아우가르텐 Augarten

중앙 출입문으로 입장한 곳에는 아우가르텐 도자기 박물관과 전시장이 있다.

입장료가 있는 박물관엔 들어가지 않았고,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는 도자기들만 둘러본다.

아우가르텐 도자기는 장식용품 및 그릇류 등이 있는데, 그문덴 도자기가 대중적인 가격인데 비해 아우가르텐 도자기는

더 고가다. 품질이 뛰어난 도자기 인형은 대부분 1,000유로대였고 2,000유로가 넘는 것도 많았다.

 

아우가르텐 Augarten

시간이 오전 11시로 향하면서 아우가르텐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린 이 멋진 곳에서 자리를 털고 이제 빈의 중심인 구시가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