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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2 빈

9월 21일 (수) : Korneuburg에 가면

Korneuburg역

모처럼 새벽에 잠을 설친, 그리고 모처럼 푸르도록 맑은 아침이다.

좋아하는 대구 조림을 먹은 후, 사람들이 많이 찾는 Baden 대신 선택한, 빈 북쪽의 Korneuburg으로 간다.

빈 남쪽의 바덴은 베토벤의 흔적이 남아있는 온천 도시고, 코노이브룩은 그저 빈에서 가까운, 평범하고 작은 도시다.

 

Korneuburg역 앞
Korneuburg역 앞

우린 빈 교통카드를 소지하고 있기에 빈의 마지막 역인 Streberdorf로부터 Korneuburg까지 오가는 교통권만 추가로 구입했다.

승객이 거의 없는 S3을 타고 도착한 코노이브룩 기차역, 바로 앞에 자전거 주차공간과 승용차 주차장이 있는 걸 보니 S-bahn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이 많은가 보다. 

참, 우린 이곳에 처음이다. 인구 14,000여명의 작은 도시란다.

 

 

도시 중심을 알리는 안내판을 따라 가는 중 만난 자연친화적인 집.

어딜 가든 한두 번쯤은 이런 형태의 집을 보게 되는데, 볼 때마다 집에 대한 정성과 애착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Korneuburg 시청사
Korneuburg 시청사와 Rattenfaenger

하늘 한 편에 회색빛 구름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청사 탑이 한 세트인 시청사 앞에는 Rattenfaengerbrunnen- 쥐잡이 분수, 피리 부는 사나이 분수-가 있다.

1898년 프란츠요셉 황제의 재위 50년을 기념하여 건립한 것이라는데, 이 도시에 피리 부는 사나이와 관련된 설화가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아는 하멜른의 설화-또는 동화- 속 인물을 따서 조형한 것인 듯하다. 

 

카페
Baeckerei 및 Koditorei

시청사를 지나 뒤편엔 Reiter라는 Baeckerei-주식인 빵을 판매하는 빵집- 겸 Koditorei-케이크 등을 파는 제과점-가 있다.

이곳의 오픈 시각은 무려 아침 5시 반이고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빈의 빵집이 대체로 아침 6시 정도에 오픈해서 오후 6시 쯤 폐점하는 것보다 더 일찍 열고 닫는다.

마트도 마찬가지. 시골이나 소도시의 마트 역시 대도시보다 일찍 열고 일찍 닫는다.

 

성당
성당 내부
성당 내부

카톨릭 국가인 오스트리아에서 지역마다 마을마다 성당은 최중심가 가장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차분하고 안정적인 고딕 성당 내부가 참 평온하고 심리적으로 좋았다.

 

Gasthaus zum alten Zollhaus
Gasthaus zum alten Zollhaus

이 작은 도시에 'Busan Kitchen'이라는 이름의 한식당-겸 일식-이 있다고 한다.

구글맵에서 보고는 신기했으나, 혹여 눈에 띄면 식당 밖에서 분위기나 볼까 할 정도일 뿐 찾을 생각은 아니었다. 

대도시나 여행객이 많은 도시도 아닌 이곳에서 한식당이라니, 많이 생경했을 뿐이다.

 

Gasthaus zum alten Zollhaus
Gasthaus zum alten Zollhaus
코돈블루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Gasthaus zum alten Zollhaus에 점심 식사 손님들이 가득하다.

시원한 맥주를 주문하고, 햄과 치즈와 돼지고기를 감싸 튀긴 코돈블루와 야채샐러드를 골랐다.

아, 다 모조리 다, 어느 하나 뺄 것 없이 모두 맛있다. 역시 사람 많은 이유가 있다.

 

Korneuburg역 S-bahn

새벽의 뒤척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빈으로 돌아오는 S-bahn 안에서 퍼붓는 잠을 이길 수 없었다.

특출하지 않은 소도시, 아쉽다면 아쉬울 수 있으나 하루쯤은, 한나절쯤은 괜찮은 선택이다.

 

숙소로 돌아와 마트엘 다녀오고, 저녁엔 비빔국수와 올리브를 먹었다.

밤에 치즈와 맥주를 먹고 나니 빈에서 지낼 날이 하루 또 차감되었다.

이제는 떠날 날을 헤아려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