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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2004 여름 기억

2004. 8. 5. 목 (인스브루크 거리에는)

 

 

오전 8시 30분, 벌써 이동이다.

아침을 빵과 커피로 들고 짐을 챙겨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잘츠부르크와 인스브루크엘 간다.

잘츠부르크에서는 젊은 여자가이드가 우리를 안내한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잘츠부르크 외곽에 자리한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하는 대령의 집이다.
이곳은 예전에 잘츠부르크 황제의 여름 궁전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인데,
지금은 미국 하버드대에 기증된 상태라 내부관람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쉬움을 그 앞의 호수에 떠있는 오리를 보며 달래는 중, 갑자기 기호 같은 외모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고백하는 가이드. 무척 즐거워하는 기호~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로, 상주 인구는 15만명인데 이곳은 찾는 관광객은 연간 800만 명이나

된다. 특히 여름 음악제가 열리는 기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고 한다.
대성당을 둘러보고, 모차르트 유아세례통 앞에서 기호를 모델로 사진을 찍은 후, 성당 밖으로 나오니 햇살이 따갑다.

레지덴츠 광장의 분수대 꼭대기를 장식한 조형물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라며, 가이드가 얘기하기 전 기호가 먼저 알아챈다.
오스트리아 거리에서는 악사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가 있는데,
시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친 자만이 허가를 받아서

하는 것이라 한다. 허가의 증거는 자체 제작 cd.

바로 옆 게트라이데 거리로 이동해서는 간단한 설명을 마치고 짧은 자유 시간을 준다.
맥도널드로 가서
아이스크림과 쉐이크를 주문하니, 영어를 제대로 못 알아들은 종업원이 쉐이크 대신 감자튀김을 내민다.

다시 쉐이크를 받아 자리에 앉았지만, 에어컨 없는 실내는 바깥보다 더 덥다.

 

잘츠부르크의 마지막 코스는 미라벨 정원이다.

이곳은 '사운드오브뮤직' 도레미송의 배경이 되었던 곳인데, 꽃들을 배경으로 지난 번에 못 찍었던 사진을 신나게 찍었다.

검게 탄 기호 얼굴이 더 까매보인다.

점심식사를 하고 나니,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갑자기 버스 기사가 교체되었다.
바뀐 기사가 몰아주는 버스를 타고 3시간을 달려 다다른 곳은 인스브루크.

인스브루크 숙소로 오는 도중, 가이거와 스와롭스키공장을 방문하려 했으나 반대파에 밀려 무산되는 일이 생겨버렸다. 

 

4시,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에 짐을 풀고 다시 모였다.
인스브루크은 동계올림픽이 두 차례나 개최된 곳으로,
스키장이 유명하며 신학대학과 의과대학 등도 많이 알려져 있다.

또한 인스부루크대학 출신 노벨상 수상자가 4명이나 된다고 하니 무척 경이롭다.


시가 중심에 위치한 대칭 구조의 호프부르크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으로,
지금은 사무실과 박물관으로 쓰인다고 한다.

대성당은 유명한 성지 순례 장소로, 성당 정면의 성모마리아 제단화가 미사포를 쓴 독특한 모습이다.
인스브루크를 가로질러 흐르는 인강은
잘자크강처럼 석회를 함유하고 있어서 뿌연 빛을 띠고 있었다.

인스브루크 구시가에서는 황금독수리 호텔-날개달린 용(악마)을 백마(종교적 순결)탄 기사가 물리치는 벽화가 유명,

오스트리아 왕족 및 모차르트가 머문 유서 깊은 호텔-과 황금 지붕, 종탑 등이 눈길을 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급 호텔이라 저녁 식사도 맛있다. 숙소에서 창 밖을 바라보다 거리에 나가 보았다.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고, 거리 카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며 담소하고 있다.

황금지붕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 성인남녀 열대여섯명이 악보를 들고 합창을 하는데,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별로 신통치 않다.

신시가지 쪽으로 가보았다.
지나가는 전차가 시선을 잡는다.
분수대 옆의 노천카페에 앉아 거리의 향취에 빠져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흐린 하늘에서 비가 쏟아진다.

쉐이크를 마시다말고 기호가 돌아갈 걱정을 한다.

 

가볍게 맥주를 들여놓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분위기를 돋워주려는 듯 내리는 가늘고 근사한 비.
어두운 인스부루크 밤거리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또다른 오스트리아를 느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