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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추억 혹은 그리움

여행지에서 접하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먹는 즐거움이다.

유럽에서 살던 초기에 아직 어려서 여행 자체를 힘겨워했던 아들녀석이 여행지를 기억하는 방법은 바로 먹을거리다.

' o o o 기억 나?'하는 내 질문에 '아뇨.'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다가도 'o o o 먹었던 데 있잖아.'하면 녀석은 신기하게도

그곳을 기억해 낸다.

 

 

2006년 6월, 나폴리 테이크아웃 피자집의 마르게리따 피자,

지금까지 먹어본 피자 중 가장 맛난 찰떡 도우를 자랑한다.

게다가 당시 판매가격은 불과 2.5유로(당시 환율로는 3,000원)!

 

 

 

런던의 가장 유명한 음식인 피쉬앤칩,

2006년 12월 25일 대중교통이 운행하지 않는 날, 우연히 들어간 숙소 근처의 레스토랑,

내세울 먹을거리가 별로 없는 런던에서 보기보다는 은근 먹을만 했던 음식이다.

 

 

 

아,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바로 그곳, 산토리니~

바다가 보이는 어느 레스토랑에서 메인요리 전의 샐러드는 맥주 안주로도 좋았다!

2007년 4월의 기억.

 

 

 

2007년 4월의 부다페스트,

배를 개조해 만든 레스토랑의 헝가리 전통음식 굴라쉬는 우리 입맛에도 썩 잘 맞았다.

 

 

 

2007년 8월, 여기는 피렌체.

시에나에 다녀온 날  광장에서 조금 떨어진 피자리아에서 먹은 풍기피자

 

 

 

해산물 빠에야와 함께 먹은 엄청나게 푸짐한 해산물구이, 정말 싱싱하고 맛있었다.

바르셀로나 여행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준 맛, 2007년 12월!

 

 

 

오징어 튀김은 훌륭했지만 역시 엔초비는 비렸다.

2008년 6월의 그라나다는 타파스 천국이다.

 

 

 

수도없이 들락거렸던 오스트리아 빈 '슈트란트카페'의 슈페어립,

아들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흉내낼 수 없는 두 가지 소스는 슈페어립의 맛을 더욱 돋워준다.

나는 슈페어립 아래쪽에 깔려있는 브라트카르토펠(구운 또는 튀긴감자)을 더 좋아한다.

 

 

 

이것도 빈 '슈트란트카페'의 훌륭한 안주거리,

이름이 가물가물한데, 아마도 에멘탈러캐제(에멘탈 치즈)였던 것 같다.

담백하고 고소한 치즈를 바삭하게 튀긴 맛,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안주다!

 

 

 

2008년 12월, 빈을 떠나기 전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로마,

해산물파스타의 치명적인 유혹, 보이는 것처럼 맛도 역시 최고다.

 

 

 

서울살이를 하며 다시 날아간 유럽,

2010년 8월, 뮌헨 중심가 야외레스토랑에서 먹은 누들과 슈니첼이다.

슈니첼의 특징은 어디서 먹든 웬만하면 먹을 만하다는 것.

 

 

 

2010년 8월, 뮌헨의 슈바빙거리,

한국음식점에 찾다가 포기(?)하고 들어간 이탈리안레스토랑에서~

 

 

 

역시 2010년 8월, 오버아머가우의 린더호프 성 입구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

생선요리와 돼지고기 요리로,

흑맥주와 아름다운 주변 경관을 함께 곁들이니 금상첨화였다.

 

 

 

음식에는 도시의 역사가 있고 문화가 있고 향취가 있다.

떠나는 자리마다, 옮기는 발걸음마다 그곳의 음식 향이 늘 날아다녔고 또 따라다녔다.

그래서 음식은 여행의 기억을 되새김질하게 만드는 추억의 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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