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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3 오사카

1. 14 (월) : 서울 오는 길

호텔 앞
난카이선 난바역 앞

# 새벽에 움직이다

 

알람을 맞추어 놓은 건 새벽 4시.

긴장한 탓인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커튼을 열고 확인한 어둠 속 밖은 젖어있다.

4시 30분,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나온 바깥은

캐리어 끌고 우산 쓴 채론 걸어갈 수 없을만큼 비가 쏟아진다.

 

날씨만 좋다면야 난바까진 달랑 도보10-15분 거리.

단 하나의 선택은 택시다.

행히 승객이 막 하차한 빈 차가 있어 택시에 올랐다.

'난카이선 난바역'으로 가는 중, 좁은 도로가 막히자

차 없는 도로로 돌아간다고 제복 차림의 기사가 친절히 설명을 해 준다.

 

난카이선 난바역 앞

난카이선 난바 역에 도착한 우리는

기계에서 890엔짜리 간사이공항 행 티켓 두 장을 발급 받았다.

표를 끊어 플랫폼으로 가니 이미 간사이공항 행 열차가 대기해 있고,

전광판은 5시 10분 출발을 알리고 있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정차하는 역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승차한다.

이 도시에도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비어있던 좌석 곳곳이 승객들로 채워진다.

 

# 맛있는 간사이공항표 우동

 

5시 56분, 공항 도착.

난바를 떠날 때보다 더 많은 비가 뿌리고 있다.

 

간사이 공항은 터미널이 둘.

사흘 전,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도 그러했듯이

저비용항공사인 피치항공이 이륙하는 터미널은 제2터미널이고,

그곳까진 제1터미널에서 공항 내 셔틀을 타고 5분간 이동해야 한다.

새벽이라도 2터미널 출발 항공편이 있어서인지

셔틀버스는 바로바로 연이어 와준다.

 

.제2터미널에서 피치항공 체크인은 기계로 해야 한다.

우린 서울로 돌아가는 항공편만은 미리 좌석 지정을 해두었기에

예약확인서의 코드와 여권을 기계에 들이대니 바로 항공권이 출력되었다.

주변엔 도우미직원이 있어 요청하면 바로 체크인을 도와준다고 한다.

 

.6시 20분, 출국 수속 끝.

탑승까진 여유가 있었기에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즉석에서 튀겨낸 튀김도 맛있고, 면발도 역시나 환상이다.

        

식사 후 면세점에서 남아있는 엔화를 소진한 우리는

안내에 따라 항공기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멈추지 않고 쏟아지는 빗줄기를 어찌할까나.

항공기까진 65m나 걸어가야 하는데.

다행히도 탑승구엔 대형우산이 비치되어 있다.

 

# 난기류로 흔들리다

 

상공을 향해 날아오른 항공기는 기류 이상으로 계속 흔들렸다.

단거리를 운항하는 소형 항공기의 특성상

난기류엔 롤러코스터를 타듯 휘청일 수밖에 없다 해도

30분 넘게 기체가 흔들리다보니 멀미까지 날 정도였다.

 

8시 20분, 드디어 하늘이 맑아지고 해가 비친다.

괜찮구나, 다행이야, 살았어~

짧은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한 기체 난동사건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인천공항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도전은 늘 즐겁다.

여행이 있었기에

다음 한 철, 또 그다음 계절을 견딜 수 있으리라.

열심히 일한 자, 떠나고 싶은 자,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