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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6 후쿠오카

1. 16 (토) 전 : 텐진에서 노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비해 온 전기찜질팩은 호텔 객실의 침대 옆에 콘센트가 없어서 사용하지 못했다.

다행히 아프지 않은 허리, 7시의 알람을 듣고 내다본 창 밖 하늘은 아주 맑다.

남편도 어제의 감기 기운이 많이 사라진 상태, 이것도 아주 다행이다.

 

니시테츠인후쿠오카 호텔 조식당
니시테츠인후쿠오카 호텔 조식
니시테츠인후쿠오카 호텔 조식

와이파이 빵빵 터지는 객실에 누워 잠시 검색을 하니,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 남편은 택이란다, 앗싸~

바르고 선하고 순수하고, 또 세상과 간격 있는 곳에 살고 있어 세상의 때와 거리가 먼 '택' 캐릭터, 괜찮지 않은가.

어제 체크인하면서 미리 값을 지불하고 받은 조식쿠폰을 들고, 13층에 자리한 조식당으로 간다.

메뉴는 다양하지 않아도 커피와 버터가 맛있고, 유리창을 통해 비치는 나카스강의 경관이 근사하다.

 

호텔 주변
아카렌가 문화관
아카렌가 문화관

아침식사를 한 후, 어젯밤엔 어둠 덕에 보지 못했던 호텔 주변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고요하고 쾌적한 분위기다. 바람은 쌀쌀했지만, 강변의 공기가 아주 싱그러웠다.

다시 객실로 올라와 나갈 준비를 하는데, 바깥에서 적막을 깨는 큰 기합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얼른 아래쪽을 보니 아카렌가 문화관 앞을 지나는 심상치 않은 행렬, 뭐지...

 

10시가 되어 드디어 호텔 밖으로 완전히 나왔다. 이번 후쿠오카 여행의 목적과 목표는 뭘까.

멀리 떠나긴 어려웠기에, 가까운 후쿠오카를 선택한 이유는 쉬고 먹고 놀고, 그러다가 보이면 보고.

토요일을 맞이하는 후쿠오카 텐진의 아침은 정말 조용하고 엄청나게 깨끗하다.

 

키와미야 햄버그
파르코 백화점

지하철 텐진역 쪽으로 걸어 처음으로 마주한 곳은 파르코 백화점이다.

이곳 지하 1층엔 유명한 '키와미야 햄버그' 식당이 있는데, 그앞의 대기장소가 식당 규모에 비해 넓다는 느낌.

아직 오픈하지 않은 식당 앞에 한 무리의 한국인이 대기장소에서의 기다림을 자청한다. 

서울에도 '후쿠오카 함바그'란 이름의 체인식당이 있다고 하는데, 이곳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세가미 드럭스토어
세가미 드럭스토어

텐진역 3번 출구 쪽 거리엔 '세가미 드럭스토어'가 있다.

후쿠오카 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유일하게 확정한 쇼핑 장소가 여기다.

숙소에서 가까웠고, 다양하고 저렴했으며, 5,001엔 이상 구입시엔 즉석에서 면세 혜택-어떤 샵이나 마찬가지-까지 준다.

파스와 커피를 사고, 또 몇몇 물품을 구입한 후 계산대 앞에 서니 4,910엔이란다.

면세 기준에 91엔 부족, 얼른 커피 하나 추가한다.

 

솔라리아 스테이지
아크로스 후쿠오카

드럭스토어에서 밀봉해준 면세품을 들고 다시 호텔로 돌아간다.

짐을 들고 다닐 수도 없었고, 다리도 좀 아팠다. 일단 조금 쉬는 게 나을 듯 했다.

솔라리아 스테이지 앞을 지나 아크로스 후쿠오카 앞을 지나, 또 작은 신사 앞을 지나 들어온 객실은 깨끗이 청소되어있다.

 

남편은 눈을 붙였고, 나는 친구와 함께 있다는 아들녀석과 연락을 한 후 어제 못한 허리찜질을 하려고 화장대 옆 콘센트에

찜질기를 꽂았다. 그러나 전혀 온기가 들지 않는 찜질기, 110V인 전압으로는 220V용 전열기구 사용 불가다~

 

아크로스 후쿠오카

1시반, 점심식사를 하러 가는 길, 호텔 옆에 위치한 '아크로스 후쿠오카'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1층엔 도자기가 전시 판매되고 있었고, 그 옆 심포니홀 앞엔 중학생인 듯한 학생들이 단정한 교복 차림으로 숨소리도 내지

않고

행렬 따라 입장하고 있었다. 변형하지 않은 단정한 교복도 인상적이었지만, 길들여진 질서의식은 정말 대단하다.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일본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그들의 질서의식은 가정과 사회가 함께 오랫동안 가꾼 결과일 터.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주변국들을 무시하고 짓밟는 그지같은 역사의식을 가진 자들이 질서의식은

어찌 또 이러한지. 자국민에게나 자국에서만 실천하는, 보이기 위한 기만이나 가식인지.

 

텐진 역 하마카츠
텐진 역 하마카츠

텐진 역 11번 출구쪽 도토루 옆 돈카츠 전문점인 '하마카츠'는 오늘 점심의 해결사다.

2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그 앞엔 10여명이 대기 중, 우리도 얼른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5분 정도 기다려 들어간 식당 내부는 평범했지만 깔끔했다.

 

하마카츠
하마카츠
하마카츠

점심 메뉴 중 돈카츠+새우카츠 메뉴를 골랐고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미니절구로 열심히 깨를 갈아 소스를 부었다.

밥과 미소국, 샐러드 등과 함께 제공된 돈카츠+새우카츠는 대단히 맛있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분 좋은 맛을 선사했다.

점심 메뉴라 저녁보다 가격이 많이 착하고 친절했음은 물론이다.

이젠 어디로 갈까, 동쪽으로 움직여 캐널시티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