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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6 후쿠오카

1. 16 (토) 후 : 여기는 캐널시티

100엔 버스

100엔 버스는 후쿠오카 최중심가를 운행하는, 말 그대로 100엔짜리 동전 하나로 승차할 수 있는 버스다.

우린 100엔 버스 9번 정류장인 텐진에서 승차하여 4번 정류장인 캐널시티로 향한다.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여 1996년에 세워진 '캐널시티'는 내 눈엔 일단 거대한 쇼핑몰이다.

캐널시티 앞엔 단체여행 온 자들을 위한 관광버스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캐널시티
캐널시티
캐널시티

복잡한 듯하지만 시각적으로 참 예쁜 쇼핑몰인 캐널시티.

그다지 쇼핑에 관심이 없는 우리가 구경하기에도 재미가 쏠쏠한 곳, 덕분에 의류 매장에 한참을 머물러본다.

독특한 구조와 디자인을 자랑하는 이곳에 오니 한국인과 중국인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아주 다양하다.

 

캐널시티
캐널시티

오르락내리락 왔다리갔다리 하는 동안 만난 물가의 귀여운 강아지 두 녀석, 집에 두고 온 막내녀석이 그리운 순간이다.

핀란드의 캐릭터스타 '무민'을 주인공으로 한 '무민카페'도 인기 명소인가보다. 대기자들이 참 많다.

우린 올 여름에 헬싱키에서 잠시 무민이를 만날 예정이라 들어가보진 않기로 했다.

물론 우리 둘 다 기다림을 달가워하지 않은 이유가 더 크다.

 

무민 카페
무민 카페
무민 카페

무민이 대신 막내녀석 생각에, '강아지 천국'이란 이름의 강아지용품점에 입장해 보았다.

강아지 집이나 옷 같은 일반적인 것들은 물론 강아지 유모차, 강아지 배낭, 강아지 양말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정말정말 상상할 수 없이 고가다. 아무리 막내 생각이 애틋해도 현실적으론 구입하기 힘든 가격, 그래서 천국인가.

 

강아지용품 가게
강아지용품 가게

그럼, 이젠 먹으러 가야지.

돈카츠가 아직 배에 그득했지만 캐널시티에서 긴다코를 등질 수는 없는 노릇.

잠시 줄을 서서-인구 많은 일본에선 웬만해선 다 줄을 서야 한다. 줄서서 기다리는 걸 정말 싫어하는 우리도 어쩔 수 없음

-기본 다코야키와 붕어빵을 구입한 후 그 앞 야외벤치에서 먹어주셨다. 음, 아주 맛있다.

 

긴다코 (캐널시티 북측 지하1층)
긴다코

캐널시티 여행을 마친 우리는 100엔 버스을 타고 다시 텐진으로 향했다.

이번엔 9번 정류장이 아닌 텐진미나미 쪽인 8번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난폭운전 없이 안정적이고 차분한 버스.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으나 다코야키 덕에 배가 부른 우리는 스시잔마이에서 스시를 테이크아웃하기로 했다.

종업원이 주는 따뜻한 녹차를 마시며 기다림, 그리고 스시 구입 완료.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로손에선 프리미엄롤케이크 구입 완료, 그리고 호텔 바로 앞 패밀리마트에선 맥주 구입 완료.

 

스시잔마이 텐진점
스시잔마이 텐진점

부드러운 스시와 달콤한 롤케이크와 맛있는 맥주 그리고 가족(?), 무엇이 더 필요하랴.

배부른 것도 잊은 듯 스시와 롤케이크의 비주얼을 본 우리는 바로 그것들의 포장을 뜯어버렸다.

맛있고 또 맛있고 부드럽고 또 부드럽다. 기린 맥주 역시 시원하고 또 시원했다.

 

잠시 후, 부족한 맥주를 사러 남편은 또 패밀리마트로 달려가고, 함께 딸려온 두부튀김과 유부는 또 왜 이리 맛있는지.

우리가 서울을 비운 사이 아들녀석은 의자다리를 해 드시고, 후쿠오카에 있는 우린 이 도시의 맥주를 다 마셔버릴 기세다.

열린 창문 틈으로 살짝 들어오는 밤 바람은 어제처럼 여전히 차갑다.

그래도 오늘, 즐거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