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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5 홍콩

1. 18 (일) : 첵랍콕의 카푸치노

남편 말에 의하면 내가 밤새 기침을 하고 신음소리를 내고 코골이를 했다고 한다.

어제 초저녁부터 잠들었던-물론 나도 계속 잠- 남편은 자정 무렵에 깨어 다 먹지 못하고 남아있던 초밥을 다 드셨단다.

 

호텔 조식당

감기약을 먹어야 했기에 입에선 당기지 않았지만, 식당으로 가서 여행 마지막날의 식사를 했다.

조식이 참 맛있는 곳인데, 사진에 보이는 딱 한 접시밖에 못 먹었다니-사실은 저마저도 다 못 먹음- 지금 생각해도 아깝다.

홍콩 감기에 걸리다니, 여행하면서 이렇게 많이 아파본 건 처음이었다.

여행지에 집중하지 못한 탓인지, 서울과 홍콩의 기온 탓인지,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홍콩 대기 때문인지.

 

포트리스힐 공항버스 정류장

8시가 넘어 체크아웃을 한 후,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호텔이 위치한 포트리스힐은 홍콩중심가는 아니었어도 여행하기에 불편하지 않았던 곳이었고, 홍콩 서민의 냄새를 맡을 수

있던 정감 있는 곳이다. 언젠가 홍콩을 찾을 일이 혹 생긴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곳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공항버스
공항버스

A11 공항버스는 45분만에 공항1터미널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너무 일찍 도착했기 때문인지 아직 모니터엔 KE(대한항공) 체크인 카운터가 보이지 않는다.

4일동안 우리의 이동을 책임졌던 옥토퍼스카드를 환불하고 기념품을 구입한 후 체크인을 했다.

 

홍콩 첵랍콕 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

출국심사를 하고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아니나다를까 또 남편에게서 경보음이 울린다.

이번엔 셀카봉 리모콘이 범인이다. 이상스레 자꾸 걸리는, 원인만 찾아도 다행인 공항검색대 남편표 경보음이다.

공항면세점에서 남은 홍콩달러를 다 사용하기로 했다. 색조화장품을 사는데 딱 10달러 부족, 그건 카드결제다. 

 

홍콩 공항 내 카페 DECO
홍콩 공항 내 카페 DECO

탑승 게이트 앞엔 항공기가 아직도 미도착이다.

카페에서 커피나 한 잔 하자는 남편, 어딜가나 눈에 띄는 카페드코랄 대신 CAFE DECO에 앉았다.

제대로 먹지 못한 아침식사 자리를 채우려 기화병가의 쿠키를 꺼내어 커피에 곁들인다. 

 

대한항공
인천 공항

대한항공에 탑승하니 곧바로 땅콩부터 내준다.

땅콩 덕분에 그리도 구설에 시달렸는데, 아직도 땅콩이다.

아니 그게 어디 땅콩 탓이랴. 인간의 마음 때문인 걸, 인간의 오만과 탐욕 때문인 걸 우린 다 알고 있다.

돌아온 서울의 차창 밖엔 비가 뿌리고 있고, 비는 어느 새 눈 결정체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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