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편 항공기를 타는 날이 내일인데 오늘에야 시차적응이 되었나 보다.
느긋하게 일어나 식사를 하고 과일도 먹고 어제 M&S에서 구입한 도넛까지 알차게 후식으로 먹어주었다.
9시 50분, 한적한 런던 거리로 나선다. 역시나 푸르른 날이다.
숙소 근처에서 70번 버스로 10분을 움직이면 노팅힐 포토벨로 마켓이다.
사람들이 몰리기 전이라 가게와 노점들을 구경하며 거니는 거리가 퍽 한적하다.
그 중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캐스키드슨샵에 들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여럿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 포토벨로마켓 중간쯤으로 들어서, 그저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더니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된 서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왔던 길을 거슬러 걸어가면 그 서점을 만날 수 있겠지만, 2006년에도 그러하였듯 이번에도 그 수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처음부터 서점이 목적은 아니었기에 아마도 아주 먼 미래가 될 다음을 기약하고는 지하철역으로 간다.
노팅힐 역에 있는 런던의 가장 흔한 'Pret a Manger'에 앉았다.
사람을 바라보고 거리를 바라보고 또 오래된 건물의 모퉁이를 천천히 바라본다.
플랫화이트 한 잔을 마시며 느린 여행의 숨을 지키고는 정오 무렵 다시 튜브에 올랐다.
며칠 전, 세찬 바람 탓에 금세 돌아설 수밖에 없던 템즈강을 오늘 다시 찾기 위해 웨스터민스터 역에 내렸다.
템즈강변의 경관을 책임지고 있는 런던아이와 국회의사당을 만나러 천천히 교각을 오간다.
영국의 힘이자 상징인 국회의사당은 런던을 여행하는 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던 곳이기도 했다.
숙소로 돌아와 라면과 피자로 점심식사를 하고는 또 휴식이다. 온전히 비워야 또 채워넣을 수 있으니까.
낮잠대마왕 남편은 잠에 빠지고 난 이것저것 들추고 끄적거리다가 오후 4시, 다시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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