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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7 런던

10. 5 (목) 후 : 몬머스 그리고 맘마미아

코벤트가든 역까지 지하철로 움직이려다가 멀지 않은 거리라 걷기로 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우연히 만난 하얀 골목길에 낯익은 얼굴이 그려져 있다.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알아챌 수 있는 고 다이애너 황태자비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얼굴은 활짝 웃고 있는데, 무엇을 가릴 아니 감출 요량인지 짙은 우산을 받치고 있다는 모습이다.

이 여인을 뒤로 하고 뽀얀 골목을 돌아가면 펼쳐지는 어여쁜 색감들의 향연.

 

닐스 야드

걸어서 움직였기에 만난 행운치고는 화사하게 멋진 공간, 닐스야드.

개성적인 건물과 독특한 샵들로 둘러싸인 작은 광장은 보기만 해도 편안해지는 휴식 공간이다.

 

Monmouth

그러다가 마주한 또하나의 행운은 Monmouth, 커피샵 몬머스다. 약간 과장하면 런던 최고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란다.

가게 입구가 공사 중이라 겨우 발견하였고, 테이크아웃 손님들은 가게 앞에서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우린 커피를 가게에서 마시고 가기로 했는데, 작은 실내였지만 금세 자리가 나서 안쪽 좌석에 착석했다.

 

Monmouth

몬머스에서 만난 플랫화이트는 깊고 맛있었다.

커피 맛에 대해 까다롭진 않아도 맛이 있고 없고 정도는 알아내는 편인데, 여기 커피, 진짜 맛 좋다.

가게 내부는 낡은 편이었지만 직원들의 친절도는 낡지 않았다.

 

코벤트가든 역 부근

드디어 코벤트가든 역 근처다.뮤지컬의 도시답게 마틸다, 알라딘 등을 상연하는 극장들엔 뮤지컬 홍보물이 부착되어 있다.

우리가 오늘 관람할 뮤지컬은 영화로도 재미있게 보았던 'Mamma Mia'다. ABBA 노래 22곡로 뮤지컬을 만든 '맘마미아'는

런던에서 최초로 제작되었고 '맘마미아' 전용인 노벨로 극장에서 지금도 절찬 공연 중이다.

 

노벨로 극장

2시 30분, 노벨라 극장에 입장하여 인터넷으로 예약한 확인서를 티켓으로 교환했다.

기품과 전통이 느껴지는 극장 내부에서 우리의 좌석은 3층 그랜드서클 맨 앞줄로, 로얄석인 2층에 비해 눈높이가 높았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는 무대도 괜찮다. 3시부터 시작된 뮤지컬은 중간에 15분의 휴식시간이 있었고 오후 5시반에 끝났다.

공연 내내 ABBA의 명곡이 흘렀고 모든 배우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지만 특히 '도나'역을 맡은 배우의 노래 실력은

전율이 일어날 만큼 정말 경이로웠고 감동적이었다.  

 

노벨로 극장

먹고 보고 노는 것도 쉽지 않다. 고단한 몸을 이끌고 숙소 리셉션으로 가서 캐리어를 찾고 새로운 객실의 열쇠를 받았다.

이곳도 방음이나 환기는 잘 되는 편이 아니지만 4층에 위치해 있으니 훨씬 쾌적한 듯하다. 

 

저녁식사 후 숙소 근처 M&S에서 몇 가지 작은 것들을 쇼핑한 다음 무인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데 자꾸 오류가 난다.

어디선가 얼른 달려온 직원이 거들어주지만 역시 오류. 미안하다고 하며 옆 계산대로 가서 마무리해 주는 친절함은

런던에 대한 기억을 기쁘게 채워준다.

내일이 벌써 런던의 마지막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