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를 떠나야 하는 아침, 6시 알람이 울리기 전에 몸이 먼저 알아챈다.
우유와 사과로 간단한 아침을 들고 동네를 둘러본다.
떠나려니, 아쉽고 뭉클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드나들던 산탄젤로 광장은 베니스의 일상을 날마다 전해주었다.
출근하는 사람들, 개와 산책하는 사람들, 여행의 기쁨에 들뜬 사람들의 표정을 매일 들려주었다.
우린 날마다 좁은 운하와 그에 걸친 다리를 건넜고, 매일 크고 작은 광장을 걸었다.
15년 전, 베니스에 오래 머물지 못한 아쉬움이 조금은 놓여진 듯하다.
그래도 아쉽고 그래서 꼭 다시 올테니.
8시 9분, 1번 바포레토는 산탄젤로를 떠나고
8시 40분, 공항버스는 산타루치아역 곁 로마광장을 떠난다.
25분 후인 9시 5분, 버스는 우리를 마르코폴로 공항에 내려놓았다.
검색대를 거쳐
멀리 바다가 보이고 가까이 항공기의 이착륙이 보이는 라운지에 들었다.
먹을거리가 다양하진 않지만 조용하고 넓으니 휴식엔 최적.
정오 출발 예정이었던 바르샤바행 항공기는 12시 20분에 이륙했다.
2시 넘어 바르샤바 공항의 탑승교 없는 자리에 착륙했고
그 앞엔 프이코석과 비즈니스석 승객을 위한 밴이 대기 중이라 금세 이동한다.
출국심사만 통과하여 다다른 23N-24N 게이트 앞엔 한국어만이 대기를 채우고
바르샤바 공항 곳곳에선 무장한 군인들의 발자국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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