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류/2011 홍콩

8. 13 (토) 전 : Hey, 코즈웨이베이

홍콩에 도착한 첫날을 제외하곤 매일 맑은 날씨다. 객실 창 밖으로 보이는 빅토리아 항구가 평화롭다.

겪어보니 더 무시무시한 이 고온다습한  날씨만 없다면 더없이 좋을 여름날의 홍콩.

앞으로 여름에 홍콩 가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두 손 들어 적극 뜯어말리고 말 것이다!

 

카페 드 코랄

오늘 아침 식사는 '카페 드 코랄'에서 해결해 보기로 했다.

홍콩여행 카페에서 추천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은 '카페 드 코랄'과 '델리 프랑스'인데, 다행히 호텔 가까이에 둘 다 있다.

오늘은 그중 엎어지면 코 닿는 위치에 있는 '카페 드 코랄'로 딱 정했다.

8시 10분, 출근하는 차림-토요일인데-의 사람들이 '카페 드 코랄' 안에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난 간단한 햄에그 샌드위치를, 두 남자는 계란과 햄 또는 고기가 포함된 따뜻한 식사를 주문했다.

먼저 계산대에서 값을 치른 후 주문서를 들고, 조리대 앞에서 음식을 받아오는 시스템인데 모두 셀프서비스다. 

빛의 속도로 받아온 빵과 커피도 맛있고 내부 분위기도 깔끔하다.

이 모두를 합쳐 60달러 정도이니 저렴하기까지 하다.

 

완차이

9시, 음료수와 간식 거리를 사기 위해 완차이역 방향으로 자리해 있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들렀다.

홍콩 시내에는 편의점인 서클K와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이 곳곳에 많이 있는데, 규모는 작지만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은

대형 슈퍼마켓인 City super보다 훨씬 낮았다. 우리나라와 대비하면 이해가 좀 되는 가격 체계.

다시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아침 무더위를 날려본다.

 

완차이

10시가 넘어 나선 길, 완차이와 같은 홍콩 섬에 위치한 코즈웨이베이로 가는 방법은 둘이다.

지하철로는 한 정거장밖에 안 되었지만, 홍콩 섬을 동서로 다니는 트램을 한 번도 타보지 않았기에 트램을 타기로 했다.

그러나 에어컨이 없는 트램 내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너무나 더웠다. 

기후만 괜찮다면 천천히 달리는 트램을 타고 거리 구경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비엔나에 살 때도 구시가와 그 주변을 달리는 트램을 나는 정말 좋아했었다.

트램엔 운치와 낭만이 있고 영화 속에서 본 거리가 있고, 현재와 과거가 나란히 어우러져 존재했다.

맺혀 흐르는 땀방울을 가까스로 다스리며 코즈웨이베이에 도착했고 우린 서둘러 트램에서 탈출했다.

 

코즈웨이베이

여행의 주목적이 쇼핑은 아니었지만 기온이 조금이라도 덜 오르는 오전에 코즈웨이베이의 로드샵을 둘러본다.

트램에서 내리자마자 발견한 비첸향은 육포 가게인데, 육즙이 기름지게 흐르는 육포보다는 포장된 깔끔 어포를 선택했다.

지오다노, 사사, 막스앤스펜서 등에서 필요한 것들을 구입한 후 타임스퀘어로 간다.

 

코즈웨이베이엔 빅토리아 공원과 눈데이건 등 볼거리도 있었으나, 견디기 힘든 날씨 때문에 그저 다 통과해버렸다.

심지어 IKEA 매장까지 그냥 통과다. IKEA에서 특별히 살 거리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저 비엔나에서 보았던 그 느낌을

전해받고 싶었는데, 이 여름 날씨란 녀석 때문에 다 날려 포기할 수밖에 없다. 

 

타임스퀘어 앞

코즈웨이베이의 유명한 쇼핑몰인 타임스퀘어 앞엔 여러 조형물이 시선을 모은다.

공기 맑은 곳에 들어가고픈 절실한 심정으로 입구에 들어서자 후텁지근한 바깥과는 산소용존량이 다르다.

홍콩 타임스퀘어에선 시간이 어떻게 흐를까. 시간 탐험의 첫 시작은 바로 점심 식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