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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1 홍콩

8. 14 (일) : 굿바이, 홍콩

카페드코랄엔 어제 가 봤으니 오늘은 다른 곳에서 아침식사를 하자는 의견에 따라 델리프랑스로 도착한 것은 7시반이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고, 일요일엔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붙어있다.

뭐, 별 선택의 여지없이 다시 카페드코랄로 향했으나 그곳 역시 문은 닫혀있다.

다행히 안에서 청소하던 직원이 손가락 2개로 여덟 팔(八)자를 만들어 보여준다. 8시 오픈이란 말이지~

 

서유럽과 동유럽에서 호텔이나 식당의 아침식사는 보통 6시 30분이나 7시부터 시작된다.

여행할 때 아침형 인간이 되는 우리에겐  딱 안성맞춤인데, 남유럽(스페인)과 홍콩의 아침식사 시작 시간은 보통 아침 8시

이후로 저녁형 인간에게 알맞다.

 

카페 드 코랄

잠시 아침 산책을 하다가 8시가 되어 바로 카페드코랄로 들어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조금 이른 시각이 그런지 어제보다 식사하는 사람들 수가 적다.

 

카페 드 코랄

호텔 복도에는 호텔 실내에서 흡연을 할 경우 벌금이 5,000달러(750,000원 정도)라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홍콩에는 실외라 하더라도 금연 구역이 많았는데, 흡연 냄새를 끔찍히도 싫어하는 내겐 썩 괜찮은 제도다

바로 짐 정리를 하고 체크아웃 후 A11번 공항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금세 버스가 도착했고 우린 버스 2층에 앉아 홍콩의 마지막 거리를 감상해 본다.

육교와 고가도로가 곳곳에 남아있는 도시, 최첨단 초고층 현대식 건물과 낡아서 쓰러질 듯한 건물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화가 드러나는 도시, 실내와 실외 기후 차이가 확연한 도시, 지칠 수밖에 없는 다습한 여름 기후를 가진 도시.

 

휴일 아침은 한적하기만 하고 공항 가는 도로엔 차량 소통이 원활하다.

40분도 채 걸리지 않아 공항에 도착했고 10시밖에 안 된 시각이다. 항공기가 출발하려면 4시간이나 남아있다.

공항에서 쇼핑할 거리가 있긴 했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나 길다. 뭘 한담.

 

옥토퍼스 카드 환불처

우선 아래층으로 가서 옥토퍼스 카드의 잔액을 환불했다.

홍콩 도착 첫날, 공항에서 3명의 옥토퍼스 카드를 구입-보증금 50달러 포함 200달러-했는데, 수수료 7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환불받으니 180달러가 생겼다. 이건 다 써 줘야지. 옥토퍼스 카드는 버스, 지하철, 스타페리, 공항버스

등의 교통 수단은 물론 상점 등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우리나라의 티머니카드와 비슷한 개념이다.

 

홍콩 공항

공항의 기화병가에서 선물할 쿠키세트를 여러 개 구입한 후 홍콩 출국 심사장으로 들어갔다.

검색대와 출국심사장엔 입국 심사 때 못지 않은 긴 줄이 늘어서 있다.

홍콩 입국 심사 때, 지나치게 적은 수의 직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외국인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지칠만큼 아주 천천히

대하는 것이 못 마땅했는데, 출국 심사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관광국의 배짱인가, 오려면 감수하고 싫으면 말고.

 

면세점을 구경하고 아들녀석이 원하던 메탈시계를 구입하고 하다보니 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홍콩은 도시 전체가 면세 구역이라 공항 면세점과 시내 상점의 물품 가격이 같았다.

아는 정보였지만 그래도 혹시나 공항에서 사면 저렴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국적기의 탑승구 앞엔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다.

기내에 올라 헤드셋을 낀 채, 4일전 홍콩행 비행기에서 끝까지 보지 못했던 영화 '체포왕'에 집중해 본다.

고온다습과의 전투 때문에 포기하고 놓친 것들이 아쉽기만 한 홍콩 여행이었다.

한국 도착 40분 전, 서울 기온은 24도라는 기내 방송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