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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2004 여름 기억

2004. 8. 10. 화 (아름다운 추억)

오늘은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미처  못 챙긴 짐들을 꾸린 다음, 남편과 근처 BILLA에 갔다.

공항 일정이 바빠서 거기서 커피를 사기는 힘들 것 같아서다. 그런데 아직 미오픈. 화요일은 8시 오픈이란다.

다시 집으로 들어와 간단히 식사를 한 뒤, 이번에는 차를 가지고 5분 거리에 있는 좀더 큰 BILLA에 갔다.

재빨리 커피와 초콜렛 등을 카트에 실었고 집으로 와서는 산 물건들을 짐 속에 눌러넣었다.

8시 30분, 핀
카펠트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기호는 모모와의 이별이 가장 아쉬운가 보다.
K씨, 큰조카와 함께 차를 타고 1시간이 조금 더 걸려 공항에 도착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눈 다음, 탑승 수속을 했다.

10시 40분, 첫 탑승을 했고 12시 40분, 암스텔담에 도착했다. 작은 비행기엔 올 때와는 달리 승객이 가득하다.

인천행 탑승까지는 3시간 넘게 남아있었는데,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다 쓰기로 했다.

먼저 맥도날드로 가서 기호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기념품점에선 암스텔담이 그려진 컵과 풍차 모형을 샀다.
그런데, 면세점을 돌아다니다보니 배가 고파져서 치즈버거와 물을 또 구입.
동전이 또 생겼네~

그런데 탑승구 앞에 앉아 탑승을 기다리는 중, 귀가 아프다는 기호.
직원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 방법이 없다.
좀 늦게 들어가 좌석을 보니 우리 자리 중 한 자리는
멀리 뚝 떨어져 있다. 남편이 양해를 구하고 좌석을 바꾼다.

기호는 계속 귀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코를 막고 귀에 공기를 넣어주는 방법을 시도하지만 고통은 가라앉지 않는 듯했다.

그러다가 잠이 든 기호. 1시간쯤 지났을까. 승무원들이 저녁식사를 나누어주고 있다.
자고 있는 기호를 깨웠다.
파스타를 고른 기호가 정말 맛있게 먹는다. 이젠 아프지 않단다.

식사가 끝나자, 바로 취침 시간이다.
기내 모든 등이 꺼지고 창이 차단되었다. 항공기는 낮으로만 비행하고 있다.
기내 모니터에서는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는데, 기분 좋은 저녁을 먹은 기호는
헤드셋을 낀 채 영화에 몰두한다.
낮만 이어지는 하늘에선 하루가 또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