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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목) : 베네치아로 날다 또 가니, 이번엔 어디 가. 어디긴 또 유럽 어느 동네지. 우리의 행선지는 늘 한결같다. 큰녀석에게 작은녀석-강아지-를 맡기고 떠나는 걸음이 아주 가볍다.올 2-3월에 수없이 반복-예년보다 자주-되던 루프트한자의 파업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고, flightradar24로 확인한 바 기체 결함으로 인한 결항이나 지연 없이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한 LH712은 인천공항을 향해 순항 중이었다. 이른 아침 공항버스에 올랐고 출근시간에 맞물린 올림픽도로는 정체되었으며 인천공항 1터미널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온라인체크인-비즈니스석 탑승 땐 하지 않음-을 미리 하지 않고 비즈니스클래스 카운터에서 10분 만에 수속을 완료하였으나보안검색대엔 여행 성수기처럼 엄청난 인파가 기다리고 있다. 여러 번 와 본 아시아나항공 비즈니..
루프트한자 비즈니스클래스 2024년 4월, 3주간의 여행을 함께할 항공은 루프트한자다.루프트한자 일반석은 2017년과 2018년 여름에 경험해 보았고, 이번엔 여행 5개월 전 발권한 비즈니스클래스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루프트한자 파업 이슈는 연초부터 우리를 걱정시키고 짜증스럽게 했다.예전엔 여름철에만 루프트한자를 이용했던 터라 루프트한자 파업 이슈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우리나라도 그러하듯 유럽 대부분 국가의 임금 협상과 파업은 1/4분기에 집중되어 있는데, 독일의 항공과 기차 등의 파업은타 유럽 국가보다 빈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 협상과 파업은 법으로 정해져 있기에 노조원들에겐 물론 당연한 권리다.그렇지만 2024년 연초, 루프트한자 직원들의 파업 강도는 예년을 훌쩍 뛰어넘었다.항공사와 노동 조합들-직종별 노조..
추억은 4 : 스트라스부르 스트라스부르에서 우리는 날마다 같은 길을 걸었지만 신기하게도 그 길 곁으로 매일 다른 거리가 생겨났다. 9년을 뛰어넘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 도시, 발걸음마다 생일 선물 같은 풍경을 안겨준 도시, 한참동안 기억될 정취를 건네준 도시.
추억은 3 : 오베르네 알자스마을 오베르네는 여유롭고 차분했다. 여행자들로 부대끼지 않는 전원적인 곳, 마을 자체가 휴식인 곳, 하루이틀 더 머무르면 동화를 지어낼 수 있는 곳.
추억은 2 : 낭시 우연히 고른 여행지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최고의 그림을 만나고 안온한 거리를 만나고 오래도록 남을 추억을 만나다.
추억은 1 : 코헴 2023년 가을, 마을을 내려다보는 코헴성에 꽃혀 인구 6천명밖에 안되는 독일의 작은 마을을 찾아갔다. 꿈결 같은 그곳엔 코헴성과 모젤강의 황홀한 향연이 있었다.
10월 15일 (일) : 집으로 가는 길 어제 저녁 갑자기 날이 추워져서 히터 밸브를 열어두었는데 밤새 히터가 가동되었는지 아주 따끈한 아침이다. 라면을 끓이고 남은 피자와 요거트, 우유, 커피까지 다 몸 속에 들여놓으니 냉장고에 있던 식재료 정리가 끝났다. 오늘은 독일을 떠나는 날이고 한국행 항공기를 타는 날. 아침 8시반, 캐리어를 챙기기 시작했다. 떠나기엔 아쉬울만치 너무나 화창하게 맑은 날이다. 오전 10시, 이곳을 떠나는 날에야 현지인들 사는 동네 구경에 나섰다. 마을 성당 쪽으로 가려다가 경사진 길을 따라 1-2블럭 올라가니 오, 예상치 못한 드넓은 포도밭이 등장했다. 하늘과 맞닿은 이 공간을 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트이고 마음이 트인다. 포도밭 중앙의 두어 곳엔 경작 주체나 위탁 업체로 보이는 작은 인식표가 부착되어 있는데..
10월 14일 (토) : 알테마인교의 하루 어젯밤에 마신 맥주가 과하지 않음에도 웬일인지 속이 부대낀다. 환상적인 대구필렛감자조림과 카푸치노를 다 챙겨먹은 후 하늘을 보니 구름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오전 내내 뒹굴거리다 정오가 되어 길을 나섰다. 우선 EDEKA에 들러 그동안 모아둔 맥주병들을 기계에 넣어 Pfand-보증금-의 환불 영수증을 받았다. 동네 마트 2곳에서 판매하는 맥주는 모조리 다 병맥주였는데, 독일에서 맥주병 보증금은 8센트, 캔과 페트병은 25센트다. 토요일, 우리의 첫 발걸음은 Krankenhaus-종합병원-을 향해 내딛었다. 율리우스프롬나드 정류장에 내려서, 밖에서 봐도 길고 거대한 규모인 율리우스슈피탈-병원-의 바깥쪽 출입문에 들어섰다. 율리우스슈피탈은 1579년 당시 주교인 율리우스 에히터가 지은 대형 자선병원으로부터 시..